4박 5일 제주도 여행 후기
공항에서 캐리어를 끌고 택시를 타고 용두암으로 갔었더랬죠. 근데 사실 전 관광명소로 유명한 용두암보단 300미터 거리에 있는 용연이 더 좋았어요. 찾아보니 용두암이랑 용연의 사진을 제대로 찍은 게 없네요. 용연 위를 가로지르는 흔들거리는 다리 위에서 점프 사진만 수십 번 도전하다 탈진한 흔적밖엔 없습니다. 점프로 지친 몸을 보양하기 위해 다시 택시를 타고 제주 시내를 달려가 맛집으로 유명한 삼대국수 회관을 찾아가 고기국수를 맛보았습니다. 여자 두 명이서 2인분을 시켰는데 감당하기엔 너무 많은 양이었답니다. 미친 듯이 흡입해도 바닥이 보이지 않더군요. 고기국수 하나와 물만두 하나를 시켰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국수 위의 고기는 남김없이 싹쓸이했습니다. 제주시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중문 쪽으로 이동했어요. 주상절리와 천지연 폭포에도 갔다 왔는데 잘 알려진 관광지보단 천지연 폭포 근처에 있는 새섬과 섬을 잇는 새연교가 더 좋았더랬죠. 천지연폭포의 밀키스 색 연못과 그곳에 사는 먹음직스럽게 보이던 장어도 너무 탐이 났었었군요. 새섬에서 보이는 범섬의 경치도 멋졌고 아기자기하게 가꾸어 놓은 섬의 경치도 너무 좋았었답니다. 서귀포항에 있는 맛집 할머니 뚝배기가 "수요일은 정기휴일"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접하고 어쩔 수 없이 인근 다른 식당에서 전복뚝배기와 삼치구이를 먹었어요. 근데 맛은 보통이었습니다.
2~3일 차 여행
달집의 다른 게스트분의 차를 얻어 타고 성산일출봉에 일출을 보러 갔어요. 5시 37분인가 뭐 암튼 그때쯤 일출이라던데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5시 8분을 지나고 있었죠. 미친 듯이 빛의 속도로 산을 15분 만에 기어올라가 지평선을 뚫어져라 째려보고 있었으나, 하늘이 흐렸습니다. 그렇지만 문화유산이 어쩌고 하는 성산일출봉의 장관은 정말 놀라웠어요. 꼭 일출이 아니라도 성산일출봉 정말 강추합니다. 그리고 올레 1코스는 역시 오름 등반이 최고라지요? 소똥 말똥 온통 지뢰밭이지만 어디 선거 공룡이 튀어나올듯한 넓고도 원시림이 가득한 자연의 경치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더랬죠. 다음날 오를 거문오름 예습 차 김영갑 갤러리에도 들렀어요. 김영갑 갤러리에 갔다 오면 용눈이오름이 가고 싶어 집니다. 이때 하루 종일 걸었더니 다리가 너무 아팠습니다. 오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거문오름에 오른 뒤 점심엔 달집에서 추천해주신 바다식당 해삼 성게 물회로 해결하고 오후에 the 김녕해수욕장에 갔어요. 김녕해수욕장은 제주에서도 바닷물 맑기로 유명하고 수심이 매우 얕아 가족단위 나들이에 좋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젊은 여성들에게도 강추입니다. 제주도 어디를 한번 더 가고 싶냐고 물으신다면 소녀는 주저 없이 김녕해수욕장을 고르겠어요. 그리고 이날 저녁부터 삼일연짱 광란의 바비큐 파티가 시작되었습니다.
4~5일 차 여행
미리 예약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는 사려니숲. 서울에서 미리 예약까지 해놓고 히치 요정의 힘을 빌어 흰색 오픈카를 타고 갔었습니다. 근데 입구를 잘못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히치 요정의 마법으로 붉은오름에서 서귀포 쇠소깍까지 갔습니다. 천혜향 농장을 경영하시고, 베라크루스를 모시며 오늘 아들에게 스포티지 한대를 사주셨고 슬하에 아들 하나 딸 하나 있으며 아들은 j대 회계학과에 다니며 체육 짱을 담당하고 있으며, 딸 이름은 안나이며 쇠소깍 근처에 친구가 있으신 친절하신 아저씨의 차를 타고 가서 투명카약의 노를 미친 듯이 저었답니다. 대망의 마지막 날. 경미 휴게소 짝퉁으로 급 만들어진 달집 표 문어라면과 우도의 왕비 싼 앤 버거를 먹었습니다. 우도 검멀레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우도 해변을 돌았는데 정말 최고였어요. 아저씨의 설명도 정말 재미있고 스릴만점 운전 솜씨에 절로 비명이 나오더라고요. 세계에서 단 세 곳뿐이라도 산호사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에서 튜브도 빌려 타고 파라솔도 빌려서 모둠회를 먹으며 여유로운 하루를 만끽했습니다.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 날 저녁은 달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지미봉에서 일몰 감상을 했습니다. 이날도 역시 안개가 자욱이 끼여 일몰은 저기까지 밖에 못 봤지만 그 유명한 지미봉 360도 뷰를 감상할 수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저희는 첫날만 서일주 노선을 타고 주로 동일주 노선버스를 타고 이동했어요. 올레길 시작점이나 성산항처럼 짧은 거리는 우리 싸장님인 종달댁이 데려다주었고요, 웬만하면 히치로 해결했어요. 제주 주민들의 히치 인심 장난 아닙니다. 불쌍한 여행자들에게 빛이 되어주시죠. 주야장천 밤에 먹기만 하다 보니, 낮에 달집 뒤편 평상에서 만화책 보면서 뒹굴뒹굴을 못하고 온 게 너무 아쉬워요. 바비큐 파티 후에 종달리 해변으로 가는 달빛 투어도 너무너무 좋았는데, 카메라 대신에 제 눈과 마음에 담아 갈게요. 제주도 여행은 은근하게 오래 여유롭게 놀다 오는 게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귀포에 감귤이 달리는 늦가을에 다시 한번 달집과 제주도를 방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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